크록스가 어제 2021년 4분기 실적 발표를 한 이후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미국 시간 2월 17일 기준으로 약 10% 이상 하락하여 현재 주가는 $83불대. 시총은 5.5 billion을 살짝 넘기고 있는 수준이다. 실적이 나빴는가. 나쁘지 않았다. 매출이 저번 분기 기준으로 살짝 내려가긴 했지만 매출총이익도 나쁘지 않고, 영업이익도 저번 2/4분기나 3/4분기만큼은 아니지만 (195M, 203M) 괜찮은 수준이었다 (161M). 그러나 그간 크록스에 정말 미친듯한 속도로 성장을 하고 있어서 애널리스트 기대치가 높았던 것 같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크록스는 2021년 총 매출 2.3 billion, 영업이익은 683milloin이다. 지금 시총이 5.5 billion 정도이니 영업이익 기준으로만 보면 PE ratio는 10이 채 되지 않는다. FCF도 15도 되지 않는다. 이 정도면 저평가의 영역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솔직히 오늘 장이 도대체 왜 빠졌는지를 모르겠다. 80불대 초반이면 들어가기 좋은 가격이라 생각한다. 물론 떨어지는 칼날이기 때문에 일단 보고 들어가는 게 더 나은 매수 시점이라지만, 지금 크록스는 성장주+저평가의 영역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
크록스 주가 하락의 배경에는 베트남 공장 셧다운이 자리잡고 있다. 베트남 공장에서 코비드 등으로 물량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여기에 해운 대란까지 겹치면서 2022년 1분기 실적이 좋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으로 크록스 주가가 거의 2021년 1, 2월 수준으로 돌아오고 있다. 다소 과다하고 보는데, 왜냐하면 크록스 자체의 성장성은 영향을 주고 있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공급망 문제가 해결되면 크록스의 이익은 다시 높아질 것이라고 본다.
크록스를 좋아하는 또다른 이유 중 하나는 계속되는 주가 관리이다. 크록스는 배당은 주지 않고 당분간 줄 생각도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자사주매입 (이후 소각; 미국에서 자사주매입은 대부분 소각을 동반한다. 자사주매입하고 소작 안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한국 기업들이 이상한 것일 뿐)은 그간 꾸준히 해왔고, 작년에도 크록스는 고점에서 자가주 매입을 계속해왔다. 이게 비단 작년만의 일은 아니고, 지난 몇 년간 크록스의 주가 관리를 보면 주가에 관계 없이 이 회사는 주가를 올리기 위해 계속 자사주 매입을 해왔음 알 수 있다. 이익을 내지도 못한 2014년, 2015년에도 했다 (2016년은 적자폭이 너무 커서 안 한 듯). 그러니 올해도 별 이변이 없는 한 자사주 매입을, 특히 이런 폭락 상황에서는,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사주매입은 크록스를 사야하는 아주 작은 이유 중 하나에 불과하다. 다음에는 크록스 사업보고서를 보면서 이 회사가 왜 유니크한지에 대해서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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