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BE] 확실한 독점 기업 그런데 돈 너무 썼다

어도비만큼 독점에 가까운 기업이 있을까. 컨텐츠 크레이에터라면 어도비 프로그램은 필수고, 컨텐츠 뿐 아니라 디자인 관계된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써야 하는 게 이 회사 프로그램 패키지이다. 게다가 그 유명한 아크로뱃 리더도 들고 있어서 문서 작업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게 어도비에 돈을 내고 pdf 파일 관련 프로그램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 회사의 시총은 어느새 100 billion을 넘어섰고, 지난 몇 년 주가가 지칠 줄 모르고 상승했다... 그러다가 인플레 얘기 나오면서 시장과 함께 무너졌는데,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이 회사 주가에 한 방을 날린 게 Figma를 20 billion (거의 30조) 주고 샀다는 뉴스였다. 

 

우선 이 회사의 인수 합병 역사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도비는 기본적으로 인수 합병으로 큰 회사이다. 1989년 포토샵을 개발한 이후로 어도비는 계속해서 경쟁 회사들을 인수해왔고, 덕분에 오늘날 세계 최고 기업 중 하나로 성장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피그마 인수도 뭐 그렇게 특별할 건 없는 전략이긴 했는데, 문제는 가격이다. 너무 역대급으로 돈을 줬다. 기존 인수 합병은 잘 해야 1~5 billion 정도를 줬는데 (예를 들어 그 평가 좋은 frame.io도 1 billon 정도만 줌), 무려 20 billion을 주니까, 엥?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드는 건 사실이다. 피그마가 강력한 툴은 맞고 정말 앱 개발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쓰는 툴이긴 한데, 그래도 지금 어도비 현금이 5 billion 될까 말까 인데 여기에 4배 가까운 금액을 주고 산다는 게 개인적으로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도비는 향후 20 billion을 50% 현금 + 50% 주식으로 주겠다고 발표했다. 이말인즉슨 eps가 쌍타로 떨어질 위험이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시장이 계속 안 좋은 상황에서 이익과 주식을 모두 날리면서 돈을 주겠다는 게 그닥 좋은 생각인지는 모르겠다. 

 

어도비 재무제표, 현금이 현재 5.7 billion 정도 있고 순자산도 10 billion이 안 된다.

그래서 지금은 여전히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회사 좋은 건 알겠다. 그런데 20 billion이 너무 충격파가 커서 이 정도면 쉽게 들어가기에는 힘든 가격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