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신발 수집가로서 나이키 신발을 좋아하지만, 정작 나이키라는 회사를 바라볼 때의 마음은 조금 복잡하다. 요즘 들어 내가 신발에 대한 애정이 많이 약해져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운동화 리셀 시장 규모가 얼마나 더 커질지는 모르겠지만, 리셀 시장과는 관계 없이 나이키가 앞으로도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사실 여러면에서 의문이다.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
1. 버질 아블로 사망
칸예 웨스트와의 결별로 흔들리던 나이키를 잡아주던 버질 아블로가 작년에 소천하면서 나이키는 콜라보의 가장 핵심 축이라 할 수 있는 디자이너를 잃었다. 물론 누군가가 언젠가는 버질의 자리를 채우겠지만 당분간 이 공백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2. 트래비스 스캇 계약해지설
공연에서 수많은 사람을 죽게 만든 트레비스 스캇 휴스턴 공연 사건이 일파만파되면서 나이키와 스캇의 결별설이 계속 나오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이키가 멘탈 이상한 스캇과는 빨리 손절하는 게 낫다고 보지만, 지금 버질이 없는 상황에서 스캇까지 나간다면 나이키 콜라보를 이끌 주도적인 스타가 없다는 게 나이키에게 당분간 큰 짐이 될 것이다.
사실 저 두 콜라보는 나이키 매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이키 팬심을 유지시키는 핵심 축 중에 하나라는 점에서 여러 의미가 있다. 나이키는 당장 2022년부터 콜라보를 준비해야 하는데, 버질이 나이키를 이끌었던 2017년 이후 향후 5년 정도의 폭발적으로 성장한 기간에 필적할만큼의 강한 콜라보 파워를 앞으로도 낼 수 있느냐, 이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을 갖고 얘기할 수 없는 듯하다.
그리고 아래 와디 신발장에서 보면 알지만, 나이키의 문제는 이제 더이상 시장을 넓힐 수가 없다는 데 있다. 이미 나이키는 스니커즈 시장에서 독보적인 1등이라 (한국 운동화 수집가들의 98%는 나이키를 최고 브랜드로 꼽는다) 과연 이 이상으로 자신의 브랜드 파워를 늘릴 수 있을지.. 애플의 경우는 브랜드 파워가 일등이지만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2위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애플이라는 회사를 좋아한다. 먹을 파이가 있어서. 그러나 나이키는 애플 같은 룸이 크지 않다. 세계 모든 사람들이 스니커 수집가가 되지 않는 이상, 더이상 신발을 팔아서 수익을 내는 구조로는 나이키의 큰 성장을 이끄는 데는 한계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리셀 시장이 커진다고 하더라도 그 이익은 리셀 플랫폼인 stockX나 다른 업체들이 가져가는 것이지 나이키에게 도움이 될 것은 별로 없다.
2021년 운동화 트랜드 알려드립니다 - YouTube
그래서 나이키가 요즘 NFT니 뭐니 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려고 하는데 이마저도 디자이너와의 분쟁등으로 시끄러운 상황인지라 여러모로 나이키가 지금 집안 내홍을 겪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래서 향후 몇 년은 나이키에게 전반적으로 어두운 시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2021년 1월 13일 기준으로 나이키 주가는 150불대를 왔다갔다 하고 있다. 급격하게 내릴 것 같지도 않지만, 이 이상 더 올라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지금 이 시점에서는 그다지 매력적인 주식으로 보이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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