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사람들이 역시 테슬라 하고 있다. 이런 악조건에서 테슬라가 매출과 이익을 높였다는 건 가공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테슬라가 원가 부담을 질 수 밖에 없는 인플레 상황에서도, 이익을 엄청 냈다고 하는 것은, 일견 기본적으로 테슬라가 다른 공급업체와의 계약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맺었다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인플레로 인해 이익을 낼 수 없는 구조인데 이익을 냈다? 결국 소비자나 공급자 둘 중 하나에게 기본적으로 가격 전가를 시켰다는 말이기도 하다.
일론은 유명한 짠돌이 협상가이고 절대 제값을 주고 사려고 하지 않는다. 그가 천재임은 분명하고 잡스만큼이나 세상을 바꾼 것은 맞지만, 공급업체의 관점에서 보면 그는 좋은 바이어는 아니다. 왜냐하면 그는 극도로 가격을 깎으려 하기 때문이다. 그는 심지어 개인 주택 렌트비도 내지 않으려 한 적이 있다. 세계 최고 부자가 지극히 까다로운 협상가라는 건 지극히 아이러니하다.
LAC 태커패스가 테슬라 네바다 공장과 가까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매번 LAC-테슬라 합병설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이 시나리오는 두 가지 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첫째, 일론은 -꽤 높은 확률로-LAC을 사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회사 시총이 거의 5 billon인데, 여기에 프리미엄을 얹고 살 정도로 머스크는 관대한 협상가가 아니다. 설령 LAC을 산다고 하더라도 굉장히 낮은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으며 LAC 경영진이 이를 받아들일 리도 만무하다. 그리고 설령 테슬라에 팔린다 한들 좋을까? 싸게 팔리는 인수 합병은 아무 의미가 없다. 예를 들어 LAC 지금 주가에 10% 정도 얹어서 사버린다고 하면 LAC 주주들이 좋아할까? LAC의 미래 가치를 최소 10 billon 이상 혹은 20 billon 이상으로 보는 사람도 많은데 (매장량 기준으로는 그렇다) 테슬라에게 팔리는 순간 LAC의 모든 성장성은 날라가버린다. 그래서 나는 오히려 LAC이 테슬라와 (유리하지 않은 조건으로) 계약 하지 않았으면 한다.
일론 머스크도 최근 리튬의 부족함을 알고 트위터로 계속 곧 무엇을 할 것이다 빵카를 치고 있다. 리튬에 있어서는 그는 일단은 허풍이 좀 심하다고 볼 수 있다. 이미 2년 전에 그는 배터리데이에서 소금물하고 진흙하고 섞어서 흔들면 리튬이 짜잔하고 금방 나와 우리 네바다에 땅 엄청 많아 하면서 리튬 생산업체들을 긴장시킨 바 있다. 그 이후에 업데이트 된 내용은 하나도 없다. 물론 일론이 안 움직인 것은 아니다. 그간 피드먼트나 다른 리튬 주니어업체들과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리튬 계약을 체결한 적이 있고 실제로 피드먼트 리튬 주가는 그 이후에 10배 가까이 상승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 리튬 주니어 업체들이 대체 언제 생산을 할지 모른다는 데 있다. 이들이 일론하고 엄청난 싼 가격으로 계약을 맺은 것은 그들이 아직 생산을 할 계획이 없는 상황에서 현금이 모자라서이다. 그들이 실제로 리튬을 생산하려면 최소 몇 년이 걸릴 것이다.
일론은 LAC로부터 제값주고 리튬을 사느니 그냥 해외에서 리튬을 가능한 싼 가격으로 들여오겠다는 생각을 가진 듯하다. 오늘 컨퍼런스 콜에서도 테슬라는 리튬 공급에 있어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고 있지 않다. 트위터 인수에는 무려 60조를 쓰겠다고 하는 일론이, 리튬 회사 인수합병에는 엄청 보수적이다. 고작 10조만 들여도 LAC 전체를 인수할 수 있는 상황에서 별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은 그가 원재료 시장의 힘을 다소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뭐 아직까지는 그럴 수 있다. 왜냐하면 전기차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독보적이니. 하지만 2년 후에는 시장의 판도가 약간 바뀔 것으로 본다. 이미 포드 F-150전기차로 나오기 시작했고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목숨걸고 여기에 뛰어들고 있다.
LAC은 급할 것 없다. 테슬라 말고도 주변에 리비안 루시드 프로테라 포드 GM 폭스바겐 같은 회사도 있고, 2년 후면 미국 전역에 한국 배터리 3사 공장과 토요타 공장이 완공된다. 그들에게 제값주고 팔면 된다. 그러니 테슬라에 목숨걸지 말자. 일론이 제값주고 계약하거나 인수하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테슬라든 테슬라 할애비든 누가 온다고 하더라도 반겨줄 생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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