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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그리고 기업/2차전지 및 원재료

[LAC #54] LAC이 분할을 하면 기존 주주들은 어떻게 될까

by 브룡 2022.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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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글에서도 얘기했지만, LAC은 최근 태커패스와 아르헨티나 염호 회사를 각각 분리 (spin-off)하는 결정을 내렸다. 기존 LAC 주주들은 그렇다면 과연 내 주식은 어떻게 되는 걸까 궁금할 것이다. 회사 측에서 당연히 공식적인 얘기를 하지 않았기에, 이제부터는 나의 순전히 추측을 바탕으로 분할이 어떻게 진행될까 글을 적어보고자 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추측이고 소설이다

 

일단 LAC을 이해하려면 존 에반스라는 LAC CEO에 대한 이해부터 해야 한다. 존은 내가 본 그 어떤 CEO보다도 냉정하고 듬직하다. 최소한 내가 여러 인터뷰를 통해 본 그의 이미지는 그렇다. 말 하나에 신뢰감이 가고 합리적으로 행동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인물이다. 

 

존 에반스의 경력을 한 번 보자. 그가 LAC에 들어온지는 5년이 다 되어가고 사장을 한 지는 거의 4년째이다. LAC의 성장을 존이 이끌었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는 맨 처음 경력을 GE에서 시작했고 GE에 꽤 오랜기간 근무했다. 1994년 그가 입사했을 때 당시 GE는 이른바 식스 시그마 전략이라고 잭 웰치가 품질 경영을 한창 밀어부치고 있을 때였다. 그 때 꽤나 많은 압축적인 경험을 했을 것이다. 

첫 직장 GE 다음으로 그가 택한 곳은 어디었을까. 이 부분이 핵심이다 사실. 그가 옮긴 회사는 FMC라는 화학 회사인데 FMC는 원래 농업으로 유명한 회사이고 비료나 농약등을 만들어 팔던 회사였다. 그런데 당시 이 회사가 농업 관련 사업만 하는 게 아니었고, 광산 사업도 하고 있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리튬 사업이었다. 존은 이 사업부서에 들어가서 그 때부터 리튬 관련 일을 했던 것 같다. FMC에서 5년 동안 근무하면서 그는 리튬 광산 관련 일을 하러 전 세계를 돌아다닌 것 같다 (아르헨티나 포함). 그는 2013년에 FMC에서 나와 다른 회사로 이직한다. 

 

존이 회사를 떠나고 나서 5년 후 정도인 2018년 FMC는 자신이 갖고 있던 리튬 회사를 분사(spin off)하기로 결정한다. 2018년 10월 FMC는 자신이 지분 84%를 가지고 있는 회사를 분사해서 상장 시키는데, 그 회사가 어디냐 하면, 바로 지금 미국의 대표적인 리튬 회사 중 하나인 리벤트 (Livent)다. 다시 말해 리벤트는 FMC의 자회사이며 지금도 FMC가 최대 주주다. 자, 이제 존 에반스가 왜 분할 얘기를 하는지 감이 오는지? 존 에반스는 자신이 있었던 회사가 어떤 식으로 분할을 해서 상장하는지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리튬 아메리카스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 분사를 할 지는 위의 리벤트의 경우를 보면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FMC가 분사를 완료한 2019년 3월초 당시 발표 내용을 갖고 와본다. 아래 기사에 따르면 FMC는 리벤트 IPO를 하면서 1억2천3백만주의 보통주를 발행했고. 2019년 2월 25일 기준으로 FMC 주식을 갖고 있는 주주들에게 주당 Livent 주식 0.935301 주를 준다. 즉 FMC 100주를 들고 있었으면 FMC 100주 플러스 Livent 93.53주를 받게 되었던 것이다 (미국은 한국처럼 자회사 상장하고 주식 안 주는 양아치 짓은 안 한다. 그런 건 후진기업LG화학 같은 데서나 그러는 것이다). 자 FMC 100주를 들고 있던 주주들 기분은 어땠을까? 기업 전체 가치는 안 변하겠지만 어쨌든 신규 주식을 받았으니 기분 좋지 않았을까? 그런 점에서 일반적으로 스핀오프 (미국에서는 대부분 신주를 준다 분할을 하면)는 좋은 시그널로 받아들여진다.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FMC 1주당 리벤트 주식 0.935301주를 준다는 발표

 

만약 존이 Livent 방식을 따른다면 어떻게 될까. 기존 LAC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들은 태커패스 관련 회사 이름으로 신규 상장된 주식을 추가로 받을 것이다. 존이 Livent 방식을 따라한다는 가정 아래 말한 것이다. 

 

그럼 다음으로 궁금한 것이 그럼 이후 FMC와 Livent 주식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다. 리벤트가 상장한 날은 2018년 말이지만 기존 FMC 주주들에게 리벤트 주식을 준 날은 2019년 3월 초 정도이다. 그럼 2019년 3월초 FMC와 리벤트의 주가를 비교해보자. 

 

2019년 초, FMC와 Livent 주가 흐름

재미있게도 Livent 주가는 거의 반토막이 된 반면 FMC주가는 거의 변하지 않고 올랐다. 원래 이론상으로는 FMC 가격이 Livent 가치만큼 내리는 게 정상이다. 당시 FMC가 리벤트 85% 지분을 갖고 있었으니까 적어도 리벤트 가치의 15% 정도는 빠졌었어야 했다. 그러나 FMC 주가는 의외로 버티며 올라갔고, 리벤트 주가는 반면에 반토막이 났다. 리벤트 주식이 반토막 난 것은, 기존 FMC 주주들이 새로 받은 리벤트 주식을 상장되자 마자 팔아치운 것이다. 당시는 리튬이 유망한 산업도 아니었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자 그럼 여기서 우리가 FMC를 지금의 LAC, Livent를 새로운 상장할 태커패스 회사로 대체할 수도 있지 않을까? 물론 조건은 다르겠지만.

 

위 그래프를 보면, 우리가 걱정하는 것처럼, 분할한다고 해서 꼭 LAC 주가가 더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대신 태커패스 신규 상장 회사 주가는 반토막 나는데 우리도 신주 받으면 비슷한 꼴 아니냐고 물을 수도 있다. 무슨 상관인가. 일단 덤으로 받은 신주인데. 게다가 2019년 차트는 그렇지만 이후 2022년까지 두 회사의 장기 차트는 어떻게 되었을까. 예상하다시피, 두 기업 모두 올랐다. 뭐 이건 코로나 팬데믹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지만, 두 회사 모두 매출이 꾸준히 상승했고 스핀오프로 가치가 내려갈 줄 알았던 FMC는 흔들리지 않고 날라갔고, 분할 회사인 리벤트도 매출, 이익 모두 좋았다. 결국 윈윈 상황. 2022년 두 회사 모두 2019년 고점 대비 둘 다 2배 이상 올랐다 (리벤트는 지금 조금 빠지긴 했음). 

 

FMC 리벤트 주가 모두 2019년 초 가격에서 거의 2배를 찍었다. 리벤트는 살짝 내려온 상황이고, FMC는 2019년 가격 대비 여전히 2배 상승폭 유지중 

자 LAC의 스핀오프가 나쁠까. 위 리벤트 사례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고 장점이 많다. 물론 단기 변동성에 노출될 가능성은 있지만, 공짜로 신규 주식을 준다고 하면 그건 보통 기분 좋은 일이다. 그리고 여기에 덤으로 태커패스 승인이 난다? 가을에? 그러면 주식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아르헨티나 염호도 생각보다 잘 된다? 이럼 양쪽 주식이 다 오르는 것이다. 시나리오대로만 흘러간다면 주식 분할은 개인적으로 호재라고 본다. 

 

위에 잘못된 정보가 의도하지 않게 있을 수도 있음을 미리 알려둔다. 아직은 회사가 분할을 어떻게 정확하게 얘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매우 높은 확률로 태커패스 신규 주식을 기존 주주들에게 추가적으로 줄 것이다. 그러나 거듭 얘기하지만 핵심은 판결이며, 분할 이슈는 상대적으로 부차적인 이슈이긴 하다. 

 

LAC의 건승을 기원하며 나는 쭉 기다리고 간다. 다만 너무 무리해서 사는 것은 비추다. 리튬 주니어 회사들이 어느 정도 불확실성이 다 있다. 그래서 가격이 저런 식으로 늘 요동치는 것이다. 그 부분은 감안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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