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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그리고 기업/2차전지 및 원재료

[ALB] 예상보다 낮은 실적,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성장성

by 브룡 2022.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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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가 미국 시간 기준 2022년 2월 16일에 4분기 겸 2021년 실적 발표를 했는데, "컨센선스보다는 높았으나 최근 기대보다는" 낮은 주가가 나왔다. 이게 무슨 얘기이냐 할 수 있겠지만, 컨센은 일반적으로 애널리스트들이 분기 단위로 잘라서 나는 예상치의 평균인데 반해, 일반 기대 심리는 최근 들어 리튬 스팟 가격의 급상승으로 알버말에 대한 실적이 매우 높은 상황이었다. 높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알버말의 실적이 생각보다는 안 좋게 나왔다. 아래 표를 보면 알겠지만 전년 동기간 대비 실적이 아주 쬐금 상승한 상황이다. 예를 들어 전기차 붐이 불기 시작한 2020년 3월 실적과 (매출액 738M, 매출 총이익 242M)과 2년 후인 2021년 12월 실적(매출액 894M, 매출 총이익 236M)을 보면 매출만 살짝 늘었을 뿐 이익은 거의 변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20년 4분기 실적(12월)과 비교해도 매출은 고작 15M 올랐고, 매출 총이익은 오히려 떨어졌다.

컨센을 살짝 상회하는 실적, 그러나 기대치에 비해서는 실적이 너무 낮게 나왔다는 기사. 

 

ALB 총매출 및 매출총이익 (굵은 색) 변화. 2020년 3월 1분기와 2021년 4분기에 아주 큰 차이가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매출이 그래도 소폭 오른 것은 긍정적인 시그널. 

더욱 안 좋은 시그널은 순이익이 아직도 마이너스라는 점인데, 실제로 알버말은 2019년까지만 하더라도 순이익 500M에 달하는 회사였는데, 이게 2020년에 고꾸라져서 (적자 -400M), 이번에는 사람들이 알버말이 전기차 붐을 타면서 손실을 만회할 줄 알앗다. 그러나 2021년 아쉽게 적자로 마무리 되었다 (-4M). 

 

그럼 알버말이 왜 생각보다 낮은 실적을 낸 것일까. 일단 이유는 아무래도 배터리 제조사와 리륨 장기 계약을 걸어놓은 게 많아서, 최근 치솟은 현물 가격을 매출이나 순이익으로 연결시키지 못했을 가능성 때문이었을 것이다. 보통 리튬은 다른 원자재와 마찬가지로 장기 계약을 거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SQM만 하더라도 2020년에 LG화학과 55,000 tonne LCE를 거의 9년에 걸쳐 장기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알버말도 아마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을까 싶다. 리튬 가격이 치솟은 건 최근 1~2년 사이 일인데 반해 보통 장기 계약은 5년 이상 맺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무리 현물 가격이 치솟아도 리튬 원자재 업체가 수익을 극대화하기는 어렵다.

 

Long term contracts prevail for lithium and cobalt as EV supply chain prepares for growth spurt | Benchmark Mineral Intelligence (benchmarkminerals.com)

 

Long term contracts prevail for lithium and cobalt as EV supply chain prepares for growth spurt | Benchmark Mineral Intelligence

By Simon Moores, Managing Director, Benchmark Mineral Intelligence SQM’s lithium contract with LG Chem is the latest in a string of long-term battery supply chain deals to be made public in 2020, a clear signal of the growing urgency among automakers to

www.benchmarkminerals.com

 

분기 실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리튬 매출은 그래도 20% 안쪽으로 증가한 반면 다른 세그먼트 (브로민)는 당연히 리튬만큼 성장하지는 못했다. 캐털리스트 (촉매제) 시장이 적자인데 다행히라고 해야 하나 알버말은 2021년 하반기에 이 유닛을 외부에 팔면서 이제 알머말은 촉매제 비즈니스가 회사 이익을 깎아먹는 상황은 2022년부터는 안 만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분기 실적을 보면서 느낀 것은, 알버말이 100% 리튬 회사가 아닌데다가 장기 계약도 맺어 놓은 게 많아서, 리튬 가격이 상승한다고 꼭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 그러나 역설적으로 시간이 지나면 그래도 종국에는 실적이 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왜냐하면 어차피 계약은 다시 맺어야 하는 것이고 그러면 높은 가격을 내고 공급자들이 물건을 사갈 수밖에 없고, 골칫거리인 촉매제 사업부도 매각하였으니, 2022년부터는 실적이 좋을 것이다. 그래서 알버말 주주들이 너무 단기 급락에 패닉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만약에 나보고 알버말 주식을 지금 이 상황에서 살 것이냐 (분기 실적 쇼크로 200불대도 깨진 이 상황에서)고 묻는다면... 나의 대답은 아니라고 할 것 같다. 앞서 얘기했듯이 알버말 실적은 분명 좋아질 것이다. 거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장기 성장성"의 관점에서 본다면 과연 알버말이 다른 동종 경쟁업체에 비해 과연 얼마나 "안정적으로" 리튬을 공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다. 

 

알버말의 현재 리튬 생산지는 크게 보아 두 곳이다. 하나는 호주의 Greenbushes라는 곳이고 다른 하나는 칠레의 Atacama 염호이다. 그런데 최근 칠레 뉴스를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칠레 좌파 정부가 들어서면서 계속 리튬 국유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중이고, 실제로 알버말은 꽤나 많은 비용을 감수하면서 리튬을 생산하고 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알버말이 여기 염호를 소유한 게 아니라는 사실. 어디까지나 장기 계약인데 (물론 계약 기간이 엄청 길긴 하다), 그래도 본인 소유권이 없는 호수에서, 칠레 좌파 정부가 들어온 상황에서, 과연 알버말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수익을 제대로 챙기면서" 생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알버말 최대 생산지 중 하나인 아타카마.. 지금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진 상황이다.

 

두번째는 호주의 Greenbushes인데 이것도 알버말 단독 소유는 아니고 중국의 Tianqi 리튬이라는 회사와 합작으로 만든 조인트 벤처가 소유하고 있는 곳이다. 그말인즉슨 여기 통제권도 알버말이 다 갖고 가는 것은 아니면 증산을 할지 말지 등도 모두 중국 Tianqi 리튬과의 협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호주의 그린부쉬 광산, 알버말이 100% 소유하고 있지는 않다.

 

네바다에서도 생산하는 곳이 있지만 정말 코딱지 만한 수준이고, 새로 매입한 Wodgina 광산도 있는데 이것도 알버말 단독 소유가 아니라 호주의 미네랄 리소스와 함께 하는 광산이다. 

 

종합해보면 알버말이 뭔가 단독으로 주도권을 갖고 진행하는 사업이 별로 없다. 대부분 조인트 벤처 형태다. 칠레는 지금 불안불안하고 (실제로 SQM 주가는 칠레 좌파 정부 들어서고 폭락했다가 요즘 겨우 만회중, 반면 알버말은 그만큼 타격을 받진 않았다), 미국은 생산도 거의 없지만 미국 정부에서 승인 받기가 매우 어렵고 (LAC이 겪는 지난한 과정을 보라. 알버말도 미국에서 생산을 하려면 LAC처럼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남은 게 호주인데, 호주 두 군데 모두 중국 아니면 호주 업체와의 동의가 없으면 뭔가 크게 진행을 시키기가 어렵다. 여기에 회사 순익에 큰 도움을 주지 않는 브로민이 있는 상황에서, 알버말이 화력을 모으기에는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알버말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은 그렇게 긍정적이진 않다. 그렇다고 아주 부정적인 것도 아니다. 굳이 묻는다면 중립이다. 어차피 리튬 시장은 더 커질 것이고 알버말이 대장주인 이상 (그래도 아직은 대장이다), 주가는 큰 폭의 상승은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오를 것이다. 그러나 알버말과 다른 경쟁 업체들, 예를 들어 잘 나가는 호주 3인방이나 리튬 아메리카스 같은 신생 업체와 비교 했을 때 과연 알버말을 살 것이냐 묻는다면 나는 아니라고 개인적으로 대답하고 싶다. 순전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당연히 나의 의견은 틀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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